점자문서 발급해야 해

장벽 실감하는 시각장애인

김갑재 기자 | 기사입력 2020/08/06 [12:05]

점자문서 발급해야 해

장벽 실감하는 시각장애인

김갑재 기자 | 입력 : 2020/08/06 [12:05]

 점자법 제5조에 공공기관 등은 시각장애인이 요구하는 경우 일반 활자 문서를 동일한 내용의 점자 문서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 돼 있다. 그럼에도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출산·양육을 지원받기 위해, 기관을 방문한 시각장애인들은 결국 점자 번역본을 받지 못했다.

 

아직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점자 번역이 가능한 기기가 없다 등 핑계는 다양하나 귀결점은 예산부족이다. 법은 있으나, 예산이 없어 시행은 못 한단다. 법이 있다면, 그에 따라 자연스레 예산이 뒷받침되어야함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예산부족은 어느 상황에서든 적당한 핑계거리가 결코 될 수 없다.

 점자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되어가는 해임에도 여전히 예산 수립조차 하지 않고, 민원이 제기 될 때마다 적당히 둘러대며 어물쩍 넘기는 행위의 반복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민감한 개인 정보가 담긴 민원문서의 경우에는 본인이 정확히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점자 문서가 제공되어야 함이 더욱 마땅한데, 이같은 업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에서 오랜 기간 문제를 방관하는 듯한 태도는, 법을 지켜야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시각장애인의 민원정보 이용 실태와 요구 조사결과(특수교육저널: 이론과 실천 제21권 제1, 2020), ‘공공기관 등에서 점자 자료를 제공받지 못 한 이유요청 자체를 생각한 적 없다(46, 32.6%)’, ‘요청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32, 22.7%)’, ‘제공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포기했다(30, 21.3%)’로 답해, 70%가 점자 자료 제공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유명무실 법임을 일찍이 받아들인 장애인들은 정당한 권리임에도 불구, 이제는 점자 자료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생각조차 접어버렸다.

 점자 출력물은 점자 번역 장비만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바로 출력이 가능하다. 이처럼 장비를 마련하든, 출력 가능 업체에 맡기든, 중앙에서 점자 자료를 제작해 배포를 하든 법을 이행할 의지만 있었다면 4년 간 이같은 문제를 답보상태로 두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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