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실시하라

건축비 상한선 명확히 정해야

황재화기자 | 기사입력 2021/07/26 [17:57]

분양가 상한제 실시하라

건축비 상한선 명확히 정해야

황재화기자 | 입력 : 2021/07/26 [17:57]

경실련은 719일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노무현 정부 임기초 30평 건축비는 1.7억에서 임기말 2.1억으로 0.4억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에 비해 건축비 상승은 비교적 크지 않았다. 2007년에는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는 주택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시행을 1년 연장하여 임기 중 상한제 아파트는 나오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동안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자 건축비는 2.1억에서 1.9억으로 2천만원 하락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던 2013년과 2014년에는 건축비가 2.1억으로 제자리였다.

하지만 201412월 상한제가 폐지되고 2015년부터 자율화가 적용되면서, 건축비는 크게 상승했다. 박근혜 정부 임기 동안 건축비는 총 1.7억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동안 아파트값은 역대 최고로 폭등했으며, 건축비 상승액도 2.5억으로 가장 높다. 2020년 분양한 상도역 롯데캐슬의 건축비는 평당 2천만원으로 30평 기준 6.1억이나 책정됐다. 19986천만원도 안됐던 건축비가 10배가 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건축비는 4.2(7.1)가 올랐는데 그 중 2.5(4.3)은 문재인 정부가 올렸다.

그러나 김현미 전 장관은 2017년 취임초부터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약속했지만 2020년까지 시행하지 않았다. 이낙연 전 총리는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봐 가면서 가장 좋은 시기에 가장 좋은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할 것”(‘19.08.26), 홍남기 기재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는 강력한 효과도 있지만, 공급 위축 등 부작용이 있다”(‘19.09.01)는 등의 발언을 하며 분양가상한제 전면 도입을 회피했다.

법정건축비는 정부가 정한 건축비 상한액이다. 1998년부터 2020년까지, 22년 동안 표준·기본형 건축비 등 법정건축비 변동현황을 정권별로 분석했다. 평당 법정건축비는 1998년 약 194만원이었는데 ‘20년까지 440만원(227%)이 상승하여 634만원이 됐다.

김대중 정부 동안 법정건축비는 35만원(18%)상승하는데 그쳤는데, 노무현 정부는 법정건축비를 이원화하기 시작했다. 2005년 표준건축비와는 별도로 새로운건축비를 도입했고, 2007년에 기본형건축비라는 이름으로 재정비했다. 그 결과 법정 건축비는 임기초 229만원이었는데 임기말까지 227만원(99%)이 올라 456만원이 됐다. 임기초 가격의 두 배가 된 것이다.

이후 상승액은 이명박 정부 75만원(16%), 박근혜 정부 67만원(13%), 문재인 정부 36만원(6%) 등이다. 노무현 정부는 기본형 건축비를 도입한 탓에 법정 건축비 상승액(227만원), 상승률(99%) 모두 역대 정권 중 가장 크다.

기본형건축비 가산비는 법정건축비 상한선에 뚫린 커다란 구멍이다. 기본형건축비 가산비는 암석지반 공사, 구조, 인텔리전트 설비, 공동주택 성능등급, 친환경 주택 건설 등에 따라 책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기본형건축비 내 공사비 항목에 이미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서초구가 승인한 래미안원베일리는 가산비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래미안원베일리의 평당 건축비는 1,468만원이다. 가산비가 건축비보다도 200만원이 더 많은 834만원이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다. 표준건축비 342만원과 래미안원베일리 분양건축비 차이는 1,126만원이다. , 래미안원베일리 1채 지을 돈이면 공공아파트 3채를 짓고도 남는다.

고무줄 가산비 때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의 건축비끼리도 크게 차이난다. 20211월 분양한 의정부 고산 수자인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민간아파트이며 건축비는 평당 800만원인데 이중 가산비는 124만원이다. 래미안원베일리가 건축비는 2, 가산비는 7배나 된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금액과 상관없이 기본형건축비에 가산비를 추가하여 건축비를 부풀릴 수 있다. 제멋대로 늘어나는 가산비는 가장 효과적인 규제 중 하나인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시킨다. 소비자들은 합법이라는 미명하에 바가지를 쓰게 된다. 기본형 건축비는 합법적으로 선량한 소비자를 기만하고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엉터리 제도다.

임금은 재료비와 함께 아파트 건축비를 구성하는 핵심 비용이자 노동자에게는 주택을 구입하는 자금이 된다. 임금 변동은 정부통계를 통해 확인 가능한 반면 재료비는 물가상승률 정도 변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비 상승이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분양건축비와 노동자 연임금의 변화를 비교했다. 비교를 위해 평당 건축비를 30평형으로 계산했다.

90년대 말 금융위기로 임금상승은 둔화된 반면 1999년 분양가 자율화 시행으로 건축비는 급격히 상승하면서 건축비와 임금 간 격차는 커지기 시작한다. 김대중 정부 임기초 4.1배였던 건축비-임금 격차는 임기말 9.3배로 두 배가 됐다. 격차는 노무현 정부 동안 9.7배로 확대되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분양가상한제 전면실시로 7.6배로 줄어들었다. 박근혜 정부 동안 분양가상한제가 다시 폐지되자 격차는 11.7배로 확대되었으며, 문재인 정부 현재 18배에 이르고 있다. 임금을 한 푼도 안 쓰고 18년 이상 모아야 30평 아파트 건축비나마 충당할 수 있다.

1998~2020년 동안 인건비는 2.4, 건축비는 10.5배가 올랐다. 정권별로는 이명박 정부를 제외한 모든 정부에서 건축비상승이 임금상승보다 높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동안 노동자 임금은 3백만원 오른 반면 건축비는 2.5억이나 올라 83배나 차이났다.

실제 건설현장에서는 값싼 중국산 철강과 외국인 노동자 채용으로 재료비와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인력 중 70%가 외국인 노동자라는 건설노조의 보고도 있다. 건축비는 재료비나 인건비 변동보다 정부정책으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다. 정부가 수수방관하면 국민들은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다.

집값 거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지만 수많은 국민은 계속되는 집값 상승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저렴한 분양가격은 로또분양을 유발한다며 건축비 거품을 당연한 것처럼 옹호하고 있다. 노형욱 장관은 3기 신도시를 시세의 60~80% 수준으로 분양한다며 원가보다 잔뜩 부풀려진 분양가로 국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또 한 번 꺾었다. 경실련은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아파트값 거품을 빼기 위한 정책에 전념을 다할 것을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기본형건축비를 폐지하고, 단일하고 명확한 건축비를 정해야 한다!

둘째, 건설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실시하라!

셋째, 정부와 지자체, 국회는 후분양제를 실시를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 4년 만에 서울아파트값은 93%나 올라 서민들의 주거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최근 불거진 LH직원의 땅투기 사태는 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박탈감을 안겨줬다. 현재의 고장난 공급체계는 건설사와 투기꾼만 떼돈을 안겨주고 힘없는 국민에게는 바가지를 씌운다. 이런 상태로 주택공급을 확대하면 할수록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건축비 거품제거는 로또가 아니라 국민이 주택 소비자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다.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집값거품 제거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원가공개, 건축비 거품제거, 후분양제 실시와 같은 공급체계 개선은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자체 자체적으로도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 주요 정당들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원가공개 및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적정건축비 도입 등을 당론으로 정하여 모든 후보자들의 주요 공약으로 채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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