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으로 활로 열어야

산업간 경계 허물어

황재화 기자 | 기사입력 2021/11/26 [11:11]

디지털 전환으로 활로 열어야

산업간 경계 허물어

황재화 기자 | 입력 : 2021/11/26 [11:11]

디지털 기술 발전과 코로나 팬데믹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산업도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추진으로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4일 해외 주요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분석한 ‘글로벌 기업의 디지털 전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AI·데이터 활용의 전산업적 확대’, ‘탄소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 ‘비대면 비즈니스의 보편화’ 등은 최근 몇 년간 업종간 경계를 넘으며 글로벌 산업 디지털 전환의 대세(大勢)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도 4차 산업혁명 및 저탄소 경제에 대한 대응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 활동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SGI는 산업연구원(KIET)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주요기업 디지털 전환 추진의 유형과 내용을 분석하고 주요 특징을 도출했다.
보고서는 자동차, 기계, 가전, 바이오의약, 보험·금융 등 주요 산업에서 총 27개 해외 기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 사례를 분석했고, 디지털 전환의 내용과 범위에 따라 ‘제품·서비스 혁신’, ‘프로세스 혁신’, ‘마케팅 혁신’ 유형으로 분류했다.
우선 보고서는 ‘제품·서비스 혁신’ 유형의 첫 번째 특징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Product Service System)하여 판매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언급했다. 주행·센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한데 이어 고객에게 자체 보험서비스까지를 제공하는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으로의 기업 외연 확장을 모색하는 ‘신사업 진출’을, 세 번째 특징으로는 ‘AI·데이터 활용의 전산업 확장’을 각각 언급하며, AI와 데이터의 활용 목적과 범위는 기존의 신제품 개발 및 서비스 효율성 제고에서 수요 예측, 품질 제고, 재고관리 최적화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프로세스 혁신’ 유형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탄소중립 실현’과 수요처 확대 및 요구사항 복잡화에 대응한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 그리고 ‘디지털 전문기업과의 협업’이 주요 특징으로 언급됐다.
마이크론 반도체와 타이레놀로 익숙한 제약 기업 존슨앤존슨은 제조 공정, 최적화 유지보수 등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지능적 에너지 관리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나서고 있다. 또한 프랑스 국적의 글로벌 제약사 Sanofi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이탈리아 최대 보험사 Generali, 프랑스 1위 통신사 Orange 등과 합작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한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마케팅 혁신’ 유형에서는 ‘개인화된 고객 니즈 및 비대면 수요 대응’이 특징으로 언급됐다. 가구·생활용품 기업 이케아, Microsoft 등은 고객의 구매 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과 함께 실시간 커머스, 가상증강현실기술(AR)을 활용한 체험 서비스 도입 등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비대면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등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추진 노력을 통해 자국의 4차 산업혁명·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한 대응을 주도함과 동시에 자사의 경쟁력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관련 지원 정책 및 법·제도 정비가 발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산업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 지원 및 제도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산업의 데이터 생성·유통·활용 생태계는 기존의 개인정보 중심에서 향후 산업사물인터넷(IIoT) 확산 및 빅데이터 처리능력 향상, AI 성장 등을 통한 산업데이터 활용 중심으로 변모해 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디지털 뉴딜 전략(‘20.7) 등 현재까지 정부에서 마련된 데이터산업 육성 계획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산업생태계 전반에서 기업 주도의 데이터 활용 기반 마련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핵심 디지털 역량 확보를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도 제언했다. 유망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美 ‘실리콘밸리-스탠퍼드대’ 상생 발전 모델과 같은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구축으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지식기반을 강화를 지원하는 한편, 디지털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도 전문성을 보유한 서비스 기업 등과의 협력 및 M&A를 통해 신사업 진출 등의 성과 창출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상의는 기업의 산업데이터 수집·활용 촉진을 위한 제도적·법적 기반 조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우선 “산업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해서는 기업의 산업데이터 수집·활용 및 분석 등을 돕는 플랫폼 구축, 안전한 데이터 활용을 위한 보안체계 개발 등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산업데이터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에 관한 권리 보호 및 활용 원칙을 규정하는 법률이 부재함에 따라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AI, 메타버스 등 대부분 신산업에서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호와 규제 측면이 강한 개인정보 보호 규정의 경직성으로 인해 여전히 드론, 의료 분야 등 다수의 신산업 런칭이 제약되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현재 발의된 ‘산업디지털전환 촉진법’,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한 지원 및 추진 체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향후 산업데이터 활용 촉진 및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종합 지원할 전담 조직 신설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SGI 임진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면서, “국내 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을 선도해 갈수 있도록 성공적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지원 체계 구축과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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