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포경, 안된다

welvoter | 기사입력 2009/05/17 [23:03]

제한적 포경, 안된다

welvoter | 입력 : 2009/05/17 [23:03]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잡아죽여서 식문화를 이어간다는 것은 울산시민을 전근대적인 백성으로 여기는 천박한 발상이다.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과 더불어 녹색 및 생태에 대한 가치가 높아감에 따라, 각 지역들의 행사와 축제들이 이러한 추세에 맞춰 기획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5월 14-17일 울산시 남구 장생포 일원과 태화강가에서 열리는 ‘고래축제’ 또한 이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올해는 작년과 비슷한 내용의 행사에 덧붙여 ‘고래관경선’을 운영하는 기획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오래전부터 고래의 보호와 공생을 내용으로 하는 ‘고래에코투어’를 제안해왔습니다. 금번의 고래관경선 운영이 그러한 제안의 내용들이 실현되어가고 있는 듯해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고래관경선 운영’과 ‘제한적 포경’은 명백한 모순입니다.



 최근 울산 남구청장은  IWC(국제포경위원회)총회에서 ‘제한적 포경’을 정식으로 제안하여 포경을 합법화 시키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작년 남구청장이 ‘어획고 감소’, ‘식문화 계승’, ‘솎아주는 포경 필요’를 내세웠으나 오히려 불법포획과 혼획을 가장한 남획만을 초래하여 고래고기의 불법적 유통을 초래하여 범법자를 양성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번에는 포경조장이라는 불법의 불편함을 아예 합법으로 대놓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포경을 불법으로 정해놓은 지금도 의도적 혼획(by-catch)으로 인해 죽어가는 고래는 매년 늘어가고 있습니다. ‘제한적 포경’이라 주창하지만 이것이 허용되면  갖은 핑계를 댄 포획이 성행할 것이고 고래 생태계를 보존하여 ‘고래관광’을 통해 울산을 생태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한편에서는 잡아 죽여서 먹는데 이용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생태관광의 주제가 되며, 한쪽은 꿈과 희망 그리고 경이로운 장관의 주제인데, 한쪽은 식문화 운운의 먹을거리 재료에 불과하다는 두 개의 그림이 동시에 그려지고 있습니다. 울산시의 양면성은 모순의 극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업적 포경을 하고 있는 노르웨이의 경우도 최근 고래의 수은등 중금속 축적량이 상상을 넘어섬에 따라 수요의 감소로 포경을 줄이고 있으며, 국제적인 생태가치의 추세에 따라 고래생태관광을 더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상업적 포경을 해왔던 나라들조차도 큰 틀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반도 남단의 작은 지자체는 지구환경보전의 세계적인 추세에 대한 최소한의 양식도 없어보여 매우 안타깝습니다.






고래를 잡아먹고 식문화를 계승하자는 주장은 천박하고 절망적인 무지한 식문화입니다.



고래생태계가 회복되었다는 근거는 아무데도 없습니다. 일부 어민들의 주관적인 진술뿐일 뿐입니다. 고래를 잘 아는 어민들의 경우 고래의 회유루트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바다에 나가면 금방 눈에 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07년 3월-08년 12월 사이에 고래를 목격한 비율이 37%밖에는 안 된다고 울산시가 보고했다시피 포경 금지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생태계가 아무리 피식과 포식의 관계이긴 하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잡아 죽여서 식문화를 계승하자는 것은 울산시민을 단백질과 지방이 부족해서 질병에 시달리는 전근대적인 백성쯤으로 여기는 천박한 발상입니다.






식문화 주창은 시민들의 건강을 외면한 처사이기도 합니다. 수은과 다이옥신 등 중금속과 유기 화학물들은 해양으로 흘러들어 최상위 포식자인 참치나 고래 등에 수십 배의 농도로 축적되고 다시 수백 배의 농도로 사람의 몸속에 축적됩니다. 때문에 일찍이 미국이나 노르웨이 그리고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고래나 참치 등의 섭취량을 제한하는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사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중금속 축적에 대한 위험성을 권고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울산의 남구청 또한 고래를 식재료로 주장하면서도 정작 해야 할 식재료에 대한 안전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흔하니까 저렴하고 저렴한 만큼 지역의 모든 이가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지역의 ‘전통 식문화’라고 합니다. 하지만 흔하다는 근거도 없고 비싸기만 한, 그리고 남획을 더욱더 부추겨서 끝내는 더욱더 귀해질 고래고기는 전통 식문화에 따르는 ‘먹을거리’가 아니라, 고래가 갖는 신비의 세계로 향하는 꿈과 희망을 자르는 ‘죽음의 먹을거리’입니다. 세상이 변하면 식문화도 변해야 합니다. 과거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그리고 고래의 개체수가 많았던 시대의 식문화를 절망적인 단계에 이른 지금에도 식문화 운운하는 것은 상식과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어획고의 감소 원인은 고래 때문이 아니라 자원부족과 해양의 오염입니다.



 울산시 남구청장은 작년부터 계속하여 ‘고래는 어획고를 감소시키는 주범이므로 솎아주자’는 해괴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래는 잡초가 아닙니다. ‘솎아주는 제한적 포경’이란 요란한 수사는 생태계의 ABC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일 따름입니다. 식물의 경우 인간의 필요에 따라 솎는다는 표현이 가능하지만, 야생동물은 피식과 포식의 관계에서 자연적으로 개체수가 조절됩니다. 이는 명백한 자연의 이치입니다. 돌고래류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먹이가 풍부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희소식의 상징입니다. 돌고래의 먹이가 된다고 주장하는 고등어나 오징어, 멸치 등은 07년에 이어 08년에는 오히려 최대 30%이상 생산량이 많아졌다. 돌고래가 있어서 어획량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먹이가 풍부해지면서 돌고래가 많아진 것입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울산의 어획량은 몇 년 동안 3만 여톤을 오르내리면서 07년과 08년에는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그러나 돌고래떼가 회유하는 인접 지역인 포항이나 부산의 경우에는 07년과 08년 어획량이 모두 증가추세에 있는 것과 비교해볼 때, 문제는 고래가 아니라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대규모로 집적화된 산업단지와 이에 따른 해양오염을 그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즉 어업에 대한 지원 부족과 연안의 오염에 따른 자명한 결과일 뿐입니다. 2000년 그나마 어업이 전업인 인구가 513명이었던 규모가 2005년 395명으로 줄어들었고, 그나마도 어선이 없거나 10톤 미만의 소규모 어업인이 91%가 넘고 있습니다. 연령층 또한 50세 이상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어업자체가 상당히 열악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민의 수와 어획의 방식과 내용이 다 열악한 상황에서 어획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업이 하향길을 걷는 동안 남구청장은 관내의 어업인들의 지원을 위해 무엇을 얼만큼 했는지를 새삼 따져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안 오염 방지대책을 통한 해양생태계의 복원이야말로 고래관광을 성공시키는 길입니다.



 울산이 고래로 유명해진 주인공이었던 ‘한국계 귀신고래’는 1974년 멸종선언이 있고난 후 마치 귀신처럼 90년대에 나타나 현재 약 130여 마리가 사할린해역에서 살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같은 귀신고래이지만 미국의 ‘캘리포니아계 귀신고래’는 현재 약 2만 마리를 넘어서며 미국 고래관광의 핵심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에게도 상징이 필요합니다. 울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온통 혼란스럽게 할 반생태적인 고래 살육의 상징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신비스러운 경험 속에서 ‘고래!’ 하면 늘 기억되는 도시가 되는 온전한 생태적인 상징이 필요한 것입니다. 청정도시의 이미지 마케팅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래 생태관광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는 환경을 더욱더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는 일입니다. 남구청장은 고래를 잡아 죽이는 데에 쏟는 관심과 열정을 울산 앞바다에 해양 투기 되고 있는 축산분뇨와 음식물쓰레기, 각종오염물질 들에 대한 감시 감독과 저감대책에 쏟으십시오. 어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열과 성을 다하여 지원책을 강구하면 어획량과 수산업은 활기를 띠게 될 것입니다.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고 있는 ‘고래생태계의 회복’이란 새싹이 ‘제한적 포경’이란 창살 앞에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생태관광을 하면서 잡아먹는 문화가 동시에 존재하는 수치스런 국제적인 이미지의 상징물로 울산을 추락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는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도 혼란스런 이 상황을 언제까지지속하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고래생태관광은 고래학살과 양립할 수 없는 일그러진 형태입니다. 울산 남구청장은 행정적 직위를 저탄소 녹색성장에 중점을 두어 지구환경에 이롭고 아름답게 활용 하실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출처   환경운동연합


기사작성  장애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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