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규제해야 한다

welvoter | 기사입력 2009/06/29 [13:55]

대형마트 규제해야 한다

welvoter | 입력 : 2009/06/29 [13:55]

대기업과 중소 상인들이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있다면 대형마트를 규제할 수 있는 실천가능 방안은 모색 할 수 있을 것이다


 


 


 6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은 동대문구 이문동의 재래시장을 찾았다. ‘친서민행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후 나선 첫 현장 나들이는 그러나 대통령이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인지를 의심하게 하는 결과만을 낳았다.


 


 이 대통령은 “대형마트 때문에 장사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소상인들에게 “(대형)마트를 못 들어서게 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안 된다. 정부가 그렇게 시켜도 재판하면 정부가 패소한다. 이길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대형마트 규제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대형마트 규제가 불가능하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대형마트의 입점 및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자료를 보면 프랑스의 경우 전국에 걸쳐 300㎡(100평) 이상의 모든 중대형 마트는 입점시 엄격한 허가절차를 밟도록 규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대형마트가 입점하려 할 때 기존의 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조사를 해서 인근의 소규모 상가들이 기존 매출의 10%가 넘는 타격을 받을 경우 입점할 수 없도록 하는 ‘10%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에 대해서도 선진국들은 일요일 폐점‧토요일 오후10시(프랑스), 일요일‧공휴일 폐점,평일‧토요일 오후8시(독일) 등으로 규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대형마트 규제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국회에서는 관련법 개정안이 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서도 제출되어 있으며,  25일 민주당 이시종 의원 등 여야 의원 22명이 ‘대형마트 규제를 위한 대정부 촉구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여야 구분 없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시민단체 및 관련분야 전문가들도 정부가 대형마트 규제에 대해 WTO 규정을 들어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것을 지적해오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입안을 요구해온 바 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소상인들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대형마트 규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중소상인들에게 힘을 보태주며 동반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대형마트를 규제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방안을 얼마든지 모색해 볼 수 있다. 대형마트 규제를 위한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과연 대통령에게 서민을 위한 정책 의지가 있는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케 한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틈이 날 때마다 재래시장을 찾아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혀온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펼쳐진 주요 정책들은 대기업의 요구만을 반영하고 부동산 부자들의 이익만을 보장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신문방송 소유규제 완화 등 대기업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정책들은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중소상인들이 가장 어려움으로 호소하고 있는 대형마트 규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안된다’라고 말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어느 누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판단을 하겠는가.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서민정책’을 말하고자 한다면 지금까지의 대기업 위주의 정책 수행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 표명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과 서민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 대통령의 ‘서민행보’는 ‘일회성 이벤트’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며,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가 오히려 민심을 되돌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출처   경실련


기사작성   장애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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