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과학자를 꿈꾸는 사람

| 기사입력 2016/08/02 [17:47]

세계적인 과학자를 꿈꾸는 사람

| 입력 : 2016/08/02 [17:47]

 좋은땅출판사가 ‘서울대 시대정신과 KAIST 프로페셔널리즘’을 출간했다.

“서울대의 4월 19일과 KAIST의 4월 19일은 다르다.”

이 한 줄이 신간 ‘서울대 시대정신과 KAIST 프로페셔널리즘’의 한가운데를 꿰뚫는 유일한 문장일지도 모르겠다.

신간 ‘서울대 시대정신과 KAIST 프로페셔널리즘’의 저자는 1990년대 물리학 전공으로 서울대(석사·박사)와 KAIST(학사)를 다니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대학의 문화가 매우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 책을 기획·집필하게 되었다.

공부의 양과 연구 실적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노벨상에 근접한 연구자가 서울대 출신이 많느냐, KAIST 출신이 많느냐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한민국 최상위의 상아탑인 서울대학교와 KAIST의 문화 차이와 연구 실적 차이를 초래한 요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서울대는 군부독재 시절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시대와 함께 호흡했던 ‘시대정신’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KAIST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설립돼 이에 보답하기 위해 오로지 공부와 연구만으로 점철된 ‘프로페셔널리즘’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포스텍 물리학과 염한웅 교수를 예로 들었다. 염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 85학번이다.

“염 교수도 대학 시절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 염 교수는 1987년 12월에 기말고사를 준비하지 않았다. 당시는 16년 만의 직선제 대통령 선출을 앞두고 온 국민의 관심이 뜨거웠던 시기이다.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진 군부 독재 정권을 종식시키려면 야권의 김영삼·김대중 두 후보의 단일화가 절실했다. 4학년생이었던 염 교수는 동기, 후배들과 함께 민주당사를 점령해 단일화를 요구했다.”(본문 발췌)

염 교수는 기말고사도 포기했지만 한국 물리학계가 배출한 세계적인 석학이 되었다.

이 외에도 예일대 역사상 최초로 수학과 여자 정교수가 된 오희 교수,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아쉽게 받지 못한 김필립 교수도 마찬가지의 대학시절을 보냈다. 이 교수들이 군계일학의 성과를 보일 수 있었던 자양분은 역시 ‘시대정신’이었다. 암울한 시대에 소시민적 사고방식으로 살지 않은 학우들 덕택에 식견이 넓어지고 세계적인 학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KAIST의 프로페셔널리즘 역시 사례로 들었다. 특히, 재학생만이 알 수 있는 생생한 사례였다.

“지은(가명)이가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관자놀이 양쪽에 부친 하얀 백지 두장이었다.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면 지은이는 좌우에 시선을 뺏기고 싶지 않아 관자놀이 양쪽에 A4지 두 장을 붙였다. 일종의 개인용 커튼을 친 것이다. 지은이는 도서관에 제일 먼저 나왔고, 제일 늦게까지 있었다. 지은이가 언제까지 도서관에 있다가 기숙사로 들어가는지 알아내고자 여러 남학생들이 주위에서 버텼지만, 대개는 체력이 달려 들어갔다. ‘지은이 때문에 여럿 죽는다’는 말이 나왔다.”(본문 발췌)

공부의 양에 있어서는 KAIST가 서울대보다 훨씬 우월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상응하지 못한다는 것, 이유는 무엇인가.

원동연 KAIST 교수가 하버드대에서 노벨상 수상자들과 지냈던 경험담에서 비롯된 “다만 그들은 노벨상을 받을 분야를 연구했고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그들은 시대의 필요가 무엇인지, 시대를 흔들 연구 분야가 무엇인지 알고 뛰어들었다면, 우리는 그냥 열심히 했다는 점이 노벨상 수상자와 우리를 갈랐다”(본문 발췌)는 말은 ‘시대정신’의 함양이 필수적임을 강조한 것과 같다.

‘서울대 시대정신과 KAIST 프로페셔널리즘’은 신기원을 이룬 기업 경영에서마저도 시대정신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두 대학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며 미국에 MIT, 하버드의 보스턴이 있다면 KAIST, 서울대의 세종시가 통일한국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간지(조선일보)에 입사해 기자로 활동하면서 과학 분야를 수년간 다뤄온 저자 조호진은 “KAIST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더 시키기보다는 시대정신의 함양을 필수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제도적으로 보완하려면 제3세계의 체험을 필수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당연한 지식을 우리보다 못사는 지역에서 나눌 때 삶의 인식도 새로워지고 획기적인 연구 성과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며 이 외에도 두 대학이 보완해야 할 점들을 여러 방향에서 제시하며 이 책을 끝맺고 있다.

출      처   좋은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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