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사는 것과 먹는 것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사는 것과 먹는 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우리는 먹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먹어야 하는 존재다. 오죽하면 ‘지금의 우리는 우리가 지금까지 먹은 바로 그것이다’라는 말까지 있을까.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는 오랫동안 물고기를 연구한 해양생물학자가 먹거리로서의 해산물 이야기를 풍부한 관련 지식과 함께 맛깔스러운 문장으로 풀어쓴 책이다. 글을 읽다보면 마치 싱싱한 멸치회나 먹음직스러운 참꼬막 한 접시가 바로 우리 눈앞에 놓여있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생동감이 넘친다.

책 속에는 해삼, 멍게, 개불, 전복, 소라, 굴, 꼬막, 바지락, 도루묵, 삼치, 방어, 돔, 다금바리, 다랑어, 연어 등 우리의 음식문화와 매우 친숙한 해산물 이름들이 줄줄이 나온다. 그러나 단순히 먹는 대상으로서만 해산물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 주변의 해양생물과 관련된 역사, 문화, 풍속, 지리, 언어, 가치, 지식, 윤리 등 다양한 인문학적 주제들이 저자의 요리솜씨를 빌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먹음직스러운 밥상으로 재탄생한다. 가령, 제주도 해녀의 겨울철 물질에 대한 역사적 배경설명은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임금에게 바칠 전복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겨울에도 차가운 물 속으로 몸을 던져 숨 가쁜 자맥질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말이다. 이처럼 제주도 여성들은 오직 살기 위해서 얼음장 같은 바닷물을 삶의 터전이라는 이름으로 숙명처럼 받아들여야만 했다. 갑자기 산다는 것과 먹는다는 것의 엄숙한 관계를 떠올려 본다.

한편, 저자는 해상생물의 구체적 생태환경을 설명할 때는 어떠한 전공서적에도 뒤지지 않는, 말 그대로 전문가적 식견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끝으로 저자는 느림과 기다림의 이로움을 거듭 상기시키는 가운데 ‘보다 깨끗하고 보다 공정한’슬로피시 운동의 철학윤리학적 의미를 강조한다. 여기서 우리는 저자와 많은 부분에서 서로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출       처    정책브리핑

기사입력: 2017/06/12 [12:31]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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