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운 자전거길

거창 '외갓집 가는길'

군청에서 자전거 대여

한국의 아름다운 자전거길 백선에 선정된 경남 거창의 ‘외갓집 가는 길’. 정말이지 농촌 풍경을 따라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리고 있으면, 여름방학에 외가를 찾았던 오랜 추억이 떠오른다. 여행객에게 추억만큼 아름다운 선물이 또 있을까. 잠시 내려 소박한 농촌 옛길을 걷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유년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거창터미널에 도착하면 먼저 군청에 들러 자전거를 대여하길 권한다. 거창군청에서는 간단한 무인등록 후 자전거(그린씽)를 대여해준다.

자전거를 타고 농촌 풍경과 물소리를 따라 본격 여행이 시작된다. 거창군청에서 자전거로 15분 정도 달리면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건계정이 나온다. 건계정 계곡은 역사, 지리, 군사상 요충지로 자리했으나 지금은 ‘거창’ 하면 건계정을 생각할 만큼 고풍스러운 정자와 맑은 물, 숲이 어우러진 빼어난 명소로 자리 잡았다. 건계정은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할 뿐 아니라 글이나 문학 소재로 자주 등장하던 곳이다. 

 

500년 전통의 농촌체험마을 숲옛마을

이곳에는 영천의 맑은 물 위에 꼬리를 담그고 거열산성을 향해 기어오르는 모양의 거북바위가 있다. 그 위에 건계정이 지어졌다. 건계정은 거창 장(章)씨 문중이 천9백5년에 세운 것이다. 고려 공민왕 때 홍건적이 침입해 개경까지 점령당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중국에서 귀화한 장종행의 아들 두민이 군사를 지휘해 홍건적을 몰아내고 국란의 위기를 극복하는 무훈을 세웠다. 이에 대한 공로로 공민왕은 두민을 아림군으로 봉했고 후손은 두민의 공을 기려 정자를 세웠는데 그 정자가 바로 건계정이다.

건계정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떠올리며 휴식을 취했다면 다시 거창군청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반납한다. 그 후 거창시내버스터미널에서 ‘숲옛마을’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른다. 거창 숲옛마을은 덕유산 자락이 품고 있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갈계리에 오래된 숲인 갈계숲이 있고 은진 임씨가 살기 시작한 지 5백년이 넘은 옛 마을이라 숲옛마을이라고 부른다. 마을에는 임씨 고가와 재실, 갈천서당 등 고택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5백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전통마을답게 체험장에서는 엿 만들기,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같은 우리 전통음식 위주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엿 만들기는 무려 여덟시간이나 달인 조청을 사용한다. 또 떡메치기는 친환경적으로 농사지은 찹쌀과 흑미를 혼합해 흑미 찰떡을 만들어 먹는 체험이다. 체험 활동까지 하다 보면 해가 뉘엿뉘엿 질 것이다. 이곳에서는 마을 민박과 야영이 가능하니 사전예약을 하고 하룻밤 묵어가는 것이 좋다.

다음 날 절경이 뛰어난 수승대로 향한다. 수승대는 삼국시대 때 백제가 신라로 사신을 보내면서 그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해 수송대로 불렸던 곳이다. 천5백4십3년 퇴계 이황이 수송대의 내력을 듣고 아름답지 못하다며 수승대(搜勝臺)로 바꿀 것을 권했다. 이후 수승대 주변으로 구연서원 요수정뿐 아니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황산마을 옛 담장과 정온 선생 고택 등이 어우러지며 수려한 경치 속에서 문화유산 답사를 즐기기에 제격인 곳이 됐다.  

 

병풍대·곤달비·개머위 장아찌 3인방!

여행의 마침표는 역시 맛집이다. 인근 농가 맛집 ‘돌담사이로’는 전통한옥을 이용해 농가 맛집과 민박을 겸하고 있다. 이 일대는 돌담마을로도 유명하다. 3백여 년 된 은유 고택에 자리한 ‘돌담사이로’는 직접 채취한 산나물의 향기가 그윽한 곳이다. 산내음 정식의 대표 메뉴는 병풍대·곤달비·개머위로 만든 장아찌 3인방이니 잊지 말 것! 그중 병풍대는 “병풍대를 만나면 그동안 캔 나물을 다 버리고 병풍대만 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향과 맛이 뛰어나다.

이곳은 주인이 직접 캐고 뜯은 나물과 버섯만 사용한다. 고추장 대신 향토 양념 고추다지미를 넣어 산나물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나물밥은 ‘돌담사이로’만의 자랑이다. 또 가죽 부각과 아카시아 부각으로 만든 ‘거북바위에 핀 아카시아’와 돼지수육은 인근 명승지인 수승대의 거북바위를 형상화한 음식으로 거창의 풍경을 입안에서 음미할 수 있다.

 

출        처   위클리공감

기사입력: 2017/06/12 [11:35]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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