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전시관

자신을 꼭 빼닮은 아바타와 미래기술을 즐겨본다.

 서울 마포구 소재 디지털파빌리온은 유리문 하나를 두고 현실과 가상을 오갈 수 있는 ICT 전시관이자 체험관이다. 국내 ICT 기업의 기술로 구현된 미래도시 ‘i-City’와 VR(가상현실)를 접목한 체험 콘텐츠등은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주된 즐거움이다.

1층 ICT 창조관의 i-City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만의 아바타를 완성하는 것이다. 가상 인물(아바타)이 미래도시를 체험하는 콘셉트이기 때문이다. 입구 한 벽면에 부착된 태블릿을 통해 촬영된 얼굴은 아바타의 일부가 된다. 낯선 아바타의 모습에 거리감이 느껴지다가도 ‘미래 속 인간의 모습이 이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잠시 스친다.

3D 안경을 쓴 채 처음 마주한 미래도시는 타임머신을 타고 움직이는 세상이다. 대형 멀티 디스플레이가 선사하는 생동감에 조금 전까지 있었던 현실 세계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기분마저 들었다. 미래세계의 전체적인 분위기 감상을 끝낼 때면 훗날 그러한 세상에서 가능한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다.

가장 먼저 나만의 자동차를 만드는 iCAR 존이다. 커다란 화면을 가볍게 누르면 자동차 전체 색상, 바퀴 모양, 배경 등을 선택할 수 있고 차량에 대한 세부 정보를 이메일이나 SNS로 받을 수도 있다. 이어진 통로를 따라가면 가상 메이크업이 가능한 iCOSMETIC 존이 등장한다. 거울 속 키넥트 센서가 관람객 얼굴을 스캔한 뒤 그 화면 위로 적합한 메이크업을 시작한다.

미래에는 실시간으로 필요한 상품을 추천하는 기술도 가능해진다. iBOARD 존의 스크린 앞에 서자 빗방울이 떨어지는 미디어 아트가 나타난 뒤 우산을 추천하는 그림이 나왔다. 현재시간과 온도, 날씨에 맞는 아트그래픽을 표출하고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제품과 생활 정보를 먼저 제시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장을 직접 들르지 않아도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 홀로그램 기반의 콘서트 영상이 켜지자 실제 콘서트에 온 듯했다. 다른 나라로 떠나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대형 스크린에서 나만의 여행 상품을 구성해 가상 여행 체험도 할 수 있다. 여행 테마와 여행지를 선택한 뒤 모션 센싱을 이용해 360도 가상 여행지로 이동하면 된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유명 여행지 서너 곳을 배경으로 한 실제 같은 사진이 만들어진다.

ICT 기술을 입은 미래의 학교는 학습 방법도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그물에 갇힌 핑크돌고래, 바다거북이 등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디스플레이에 모습을 드러내자 어린이 관람객들이 작은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화면과 공이 맞닿을 때마다 그물이 제거되면서 동물들이 구출됐다. 또 화면에 그려진 그림에 맞춰 도형 블록을 조합하면 멸종 위기 곤충이 생성되고, 그 곤충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타난다. 이들 모두 흥미를 이끌어내는 게임이면서 동시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학습이기도 하다.

미래의 거리, 문화, 학습 체험이 끝나면 체험형 공간 ‘VR Developing Bed’가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10여 개의 중소기업이 내놓은 VR 콘텐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이다. 시장창출형 실감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에 선정된 5개 기업(누믹스미디어웍스·이노시뮬레이션·피디케이리미티드·픽스게임즈·홀로티브글로벌)과 4개 스타트업(디지소닉·살린·커넥티드에잇·폴리아트) 등이 각각 제작한 전시물로 채워졌다. 눈에 띄는 점은 이미 구축된 전시 아이템이라고해서 고도화를 멈추는 게 아니다. 제조사들은 방문객 대상의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틈틈이 제품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VR Developing Bed는 전시 아이템이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국내외 투자자들과 바이어를 초청해, 제조기업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매칭 기회를 제공한다.

실감 콘텐츠의 진화가 비단 제조사에게만 즐거운 일은 아니다. 관람객의 눈과 귀도 사로잡는다. VR 스키 체험이 대표적. 실제 스키장비와 유사한 폴 형태의 거치대를 잡고 발판에 올라 HMD(Headmounted Display, 영상표시장치)를 쓰면 순식간에 주변이 스키장으로 변한다. 움직일 때마다 얼굴에 느껴지는 강풍은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데 최고의 조건이다. 이 기구에는 모션 제어 기술이 적용되는데, 이는 콘텐츠와 시뮬레이터(시뮬레이션용 기계 장치)의 통합을 원활히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이다. 부드러운 곡선 움직임 재현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VR·AR·MR 센터

스포츠 경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전시물도 있다. 대개 TV 중계를 시청하는 사람은 화면에 비춰지는 정보를 볼 수 있는 게 전부다. 그러나 VR가 적용된 디바이스를 활용하면 시청자가 원하는 곳곳의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을 바라보는 사용자의 시선 위치를 분석하는 시스템이 적용돼서다. 어려울 수 있는 ICT를 놀이로 체감함으로써 기술 원리를 이해하고 국내 산업의 우수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아가 VR 기술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가 생겼다면 수원대학교 VR·AR·MR 센터를 추천해본다. 수원대학교 미래혁신관 한편에 구축된 약 660㎡ 규모의 VR·AR 연구 및 교육 공간이다. 주명진 센터장은 이곳을 ‘4차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연계형 클러스터’로 정의했다. 시대에 따른 직종의 변화가 일고 있고, 이에 적합한 차세대 인재양성을 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다. 대학은 교육기관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되 실습과 연구개발, 산학 협력까지 그 기능을 확대했다.

VR·AR·MR 센터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기술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기술 이론을 배우고 동향을 분석할 수 있는 강의실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는 실습장까지 핵심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도 갖췄다. 센터 내 한 스튜디오에서는 저조도(Low Lighting) 공연을 VR로 촬영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센터의 큰 틀인 미래혁신관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하 3층부터 지상 7층까지 이어진 미래혁신관은 전공의 벽을 허물고 미래핵심 기술을 최대한 집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물 구조에서도 의미가 엿보인다. 로비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큐브 형태의 회의실이 곳곳에 튀어나온 것을 볼 수 있다. 학제 간 또는 기술 간 융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게 주 센터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4층에는 간호학과 바이오를 접목해 새로운 바이오융합과학분야를 개척하는 ‘Bio wellness 융합 스튜디오’가 있다. 사물인터넷·모바일·클라우드 기술과 바이오웰니스 빅데이터·신소재 분야 융합을 이용한 바이오융합제품 개발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창업 지원과 보육을 바탕으로 학내 창업을 유도하는 공간도 특기할 만하다. 5층에 조성된 1000㎡ 규모의 창업 공간은 실무 교육과 각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건전한 생태계를 정착시킨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과 경영기법을 창업에 접목할 수 있는 개발실도 운영되고 있다.

 

출          처     위클리공감

기사입력: 2017/11/06 [15:00]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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