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제5차 안전상비약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품목 확대방안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품목 확대에 반대하는 약사회 추천위원의 자해소동으로 결정되지 못했다. 직역의 이익에 반한다고 정책 결정과정을 무시하고 비상식적이고 극단적인 실력행사로 논의를 방해한 행위는 납득하기 어려우며, 해당 직역의 주장은 더 이상 재고할 가치가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직역 이기주의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주말과 심야시간 국민의 안전상비약 구매 불편해소와 접근성 제고를 위해 지사제, 제산제, 항히스타민, 화상연고 4개 품목의 편의점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 소비자는 상비약 품목 확대를 원한다. 부작용 등 안전문제는 직역의 이익을 위한 억지 주장이다. 많은 국가가 상비약 약국 외 판매 시행 중이며, 자가치료 확대는 세계적 추세다. 의약품 재분류 등 보다 생산적 정책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 의약품 사용의 직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분류 기준에 따라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분류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현행 의약품은 15년이 넘도록 의약분업 시행당시의 분류체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전면 재분류가 필요하다. 부작용이 심한 의약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유지하되 사후응급피임약과 같이 응급을 요하나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전문의약품은 과감하게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상비약이나 일반의약품에서 기준 이상의 부작용이 발생되면 의약품 재분류를 통해 안정성 문제를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2012년, 소화제, 감기약 등 필수 상비약 20개 품목에 대해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장소를 제한해 판매하도록 약사법이 개정됐다. 애초 특정 의약제품이 아닌 효능군으로 제안됐으나, 약사회의 반대로 20개 특정상품에 국한해 판매했고, 검토 중이던 지사제, 제산제 등은 배제되었다. 6개월마다 모니터링하여 품목을 확대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고 최초 13개 제품이 5년간 유지되어 의약품 사용불편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또 다시 국민 불안을 부추겨 상비약의 접근성 확대정책의 발목 잡으려는 약사회의 태도는 전문가에 대한 국민적 신뢰 하락과 비판을 동시에 받게 될 것이다. 정부는 상비약의 접근성 확대정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명심해고 약속대로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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