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책임 답지 않아

장애인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장애인의 권리와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명시하는 독자조항이 명시되지 않았다.

장애인 기본권 강화에 대한 국가 책임까지 담지 못 한‘반쪽짜리 대통령

개헌안’ “이제는 국회가 장애인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지난 20일 문재인정부는 헌법 전문과 기본권 주요 개정 사항 공개를

시작으로 ‘대통령 개헌안’(이하 ‘정부(안)’) 전문을 22일 공개하였다.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열망하는 많은 이들의 요구와는 반대로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상황에서, 정부(안) 공개와 발의가 헌법 

개정의 물꼬를 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 할 것이다. 

또한 정치권력의 재편에만 국한된 개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의 

삶과 권리를 폭넓게 규정하는 기본권 중심의 개헌이라는 점에서 환영하는 

바이다. 

이번 정부(안)을 발표하면서 문재인정부가 강조한 것은 기본권을 

확대함으로서 우리 사회 구성원의 “자유롭고,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여전히 많은 장애인들이 수용시설에서 자유롭지 못 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재난과 사고로부터 누구보다 취약하며, 절대적 빈곤 상태에 놓여져

있기에 정부(안)이 지향하는 방향은 장애인의 삶에 있어서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과 ‘시민’이라는 이름 아래 실질적으로 포함되지 못 하고 

배제되었던, 장애인의 차별받아왔던 역사를 놓고 볼 때 정부(안)은 기대만큼 더 많은 우려를 갖게 한다. 

우선 제11조 차별금지 사유에 ‘장애’를 추가하고, 국가의 적극적 

평등실현조치 의무를 부과한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것이다.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2008년 

「UN장애인권리협약」이 비준되었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차별 진정 

사유 중 ‘장애로 인한 차별’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나타내듯 평등권 

실현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러한 가운데 평등권을 보다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국가의 

의무를 부과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제35조 2항을 통해 기본적 생활을 유지하지 못 하는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가가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서 사회보장권리를 

보장하는 것 역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행헌법 제34조 5항에서 ‘신체장애자’라는 시대착오적인 

표현과 함께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규정한 것을 넘어서, 제36조를 

통해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문제는 딱 거기서 멈췄다는 것이다.

 ‘장애’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조항도 딱 거기까지이다.

그 다음은 결국 또 다시 ‘사람’과 ‘국민’ 속에 실질적으로 장애인이 

포함되는지 확인하고 다퉈야 하는 여지만 남게 되었다.

‘헌법 개정 장애인 네트워크’는 「UN장애인권리협약」의 철학과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이어야 함을 원칙으로, 장애인의 권리 및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명시하는 ‘독자조항’ 신설을 요구하였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보고서(2018.1.4.)에도 장애인에

대한 ‘독자조항’ 신설이 의견으로 제시되었지만 이번 정부(안)에서는 

반영되지 않았다. 

제36조를 통해 아동과 청소년, 노인과 함께 독립된 인격체로 동등한 

권리가 있음이 명시되었지만, 이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의무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한국사회에서도 뿌리 깊게 배제되어왔던 장애인에 대해 형식적

시민권만을 인정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정부(안)이 제안한 새로운 권리항목들과 확장된 내용들에서 

장애를 고려한 요소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특히 강제입원 및 시설입소 등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는 장애인에 대해서 국가가 보다 적극적이고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빠진 채 ‘신체의 자유’가 ‘생명권’과 함께 제12조 단 한 

줄로 제시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수화언어법」이 제정되는 등 언어와 문화다양성을 인정받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 역시 정부(안)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교육’과 ‘노동’의 영역에서도 아쉬운 점을 

꼽을 수 있다. 

제32조 5항의 평생교육 진흥에 관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평생교육 이외에 사회 전체의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인권교육

진흥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노동’의 경우 노동시장에서 소외받고 배제되고 있는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으며, 최소한 ‘장애’를 이유로 

노동조건에서의 차별이 없도록 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는 기본권 분야 개헌을 제안하며 “국민이 중심인 개헌”이라는

가치를 내세웠다.

정부(안)이 분명 상당 부분에서 진전이 있지만 형식적 평등을 넘어서 

구체적인 국가의 책임과 의무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한계 역시 분명하다. 

그렇기에 정부(안)을 바라보는 장애인은 ‘사람’과 ‘국민’에 과연 장애인이 

포함되어 있는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배제되고 있는 장애인을 개헌의 

중심에 두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제는 국회와 정치권이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할 때이다. 

정부(안)의 가치와 장점들은 살리면서 진정으로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개헌(안)을 마련하고 

논의해야 할 것이다. 

30여년만에 이뤄지는 헌법 개정은 지난 차별의 역사와 절연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아내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장애를 이유로 더 이상 장애인이 차별받고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의 주체로서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출처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기사입력: 2018/03/31 [20:59]  최종편집: ⓒ

필자의 다른기사보기 메일로 보내기 인쇄하기

광고
광고
사랑의 후원금
사랑의 후원금 자세히 보기
사랑의 후원금 후원양식 다운로드
사랑의 후원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