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문제

장애의 정체성 갖춰야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이 긍적적인 것으로 바뀌지 않으면 장애인의 삶이 나아지기 어렵다.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시대와 사회환경 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시대를 거슬러 보면 장애인이 살아가기에는 혹독한 시련이 불가피했던 때도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사회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장애인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장애인에대한 사회적 인식은 장애인을 분리시키거나 배제하려는 생각에서 장애인에 대한 권리와 평등이라는 원칙을 존중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자선과 동정이라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우리사회도 장애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로 변모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이라는 용어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는 '심신장애자'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인데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거나 궤도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장애인'이라는 용어는 다른 말로 바꾸기 어려운 용어가 아니며 향후 더 적절한 용어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disabled people', 또는 'differently abled people'로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의 개념은 장애인복지법,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에는 '장애인이란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장애의 종류와 기준은 1) 지체장애인 2) 뇌병변장애인 3) 시각장애인 4) 청각장애인 5) 언어장애인 6) 지적장애인 7) 자폐성장애인 8) 정신장애인 9)신장장애인 10) 심장장애인 11) 호흡기장애인 12) 간장애인 13) 안면장애인 14) 장루요루장애인 15) 뇌전증장애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2001년 세계보건위원회(ICF)에서 장애개념을 승인했는데 장애에 대한 개별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을 통합하고 국제질병분류체계와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세계보건위원회의 장애개념은 전문영역과 실험현장에서 도움이 되도록 제안되었다.

 이 개념은 첫째 건강 및 건강과 관련된 상태, 건강관련 성과, 건강관련 결정요소 등을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기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둘째 건강보호 전문가, 연구자, 정책입안자, 장애인을 포함한 일반대중 등 서로 다른 집단들의 의사소통을 증진하고 공통의 언어를제공하고자 한다. 세째 국가간,건강보호 전문가간, 서비스간, 시기간의 자료비교가 가능하도록 한다. 네째 건강정보 체계에 대한 기록과 수단을 제공한다.

 

 장애의 개념은 질병,불행,개인의 책임 등을 강조하는 방향에서 사회적 차별, 사회적 책임, 적극적 지원 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보건위원회는 장애를 크게 '기능과 장애''상황적 요소'로 나누고, '기능과 장애'는 신체기능과 구조, 활동과 참여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상황적 요소'는 환경적 요소와 개별적 요소의 개념으로사용함으로써 자애의 사회적 측면이 확장되었다.

우리나라의 장애에 대한 정의는 세계보건위원회의 개념과는 아직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 우리나라도 장애의 범위를 확대해왔지만 향후에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의 범주에 사회와 환경의 요소가 감안되어야 하며 단순한 의학적 기준을 뛰어넘어 제도에 부합하는 사회적 측면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의 학문적 접근

 

장애를 질병이나 손상에서 비롯된 활동의 제한이라는 관점에서 장애란 개인적인 한계가 아니라 적절한 대처를 제공받지 못하며 개인적인 욕구를 사회조직이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겪게되는 어려움이라는 관점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인은 옛부터 사회에서 억압받고 차별받아 왔다. 오늘날 우리사회에는 장애인이 5%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장애인의 어려움이 집단적 보편적 문제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이 차별받아 왔기 때문에 장애에 관한 학문적 접근도 소홀했다. 장애인의 목소리는 무시되었고 장애인의 의지는 묵살되었던 것이다. 장애인 스스로도 자신을 비장애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낙담하거나 희망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학문으로서의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장애인의 눈으로 장애를 바라보는 장애이론과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장애학은 장애인은 어였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기본이념에서 설정되어야 하므로 의료적 곤경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있다.

 장애를 바라보는 의료적 관점은 '손상'만을 다룰 뿐 '장애'라는 용어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기 때문에 비판받아 왔다. 사회적 관점에서는 '손상'이란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감각적 기능에서의 제한일 뿐이다. 사호적관점에서 '장애'란 손상이 있는 사람이나 건강이 좋지않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그리고 자립생활,교육, 고용, 기타 사회적 기회에 대한 장벽이 있기 때문에 개인이 겪게되는 불리함인 것이다.

 

장애학은 장애에 관한 의료적 관점을 넘어 사회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채택한 것이다. 장애학은 개인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과 장애 경험을 연구한다. 장애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손상을 지닌 사람을 사회가 어떻게 대하느냐의 문제이며, 문제의해결은 손상을 지닌 사람들이 그들에게 불공평한 환경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장애학은 장애인의 시민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사회정책을 개발한다. 장애인의 문제는 생존에 대한 혜택이 아닌 인권의 보장이라는 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수동적 위치에서 능동적으로 활로를 찾아가는 자세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장애학은 우리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바르지 않은 통념과 가치관에 주목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서는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존재로 여기거나 때로는 신비롭거나 초인적인 존재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를 이해함에 있어 정치경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원인과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필요하다.장애인을 차별하는 현상은 사회의 관계 속에서 장애인 차별의 이념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정치경제적 현상에서 장애를 이해하기 위해서 세가지 주제에 주목할 것을 제시한 이론이 있다.

첫째 장애의 계급화에 주목해야 한다. 장애인은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어렵워 빈곤하기 쉬우며 소득수준이 열악하면 사회에서 낮은 계층에 머무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장애인은 임금노동자의 신분이 될 수 있는 자격에서 배제되기 쉬운데 [것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장애인을 사회에서 분리시킬 수 있다는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째 장애인은 반드시 의료적 치료를 통해 재활해야 한다는 개인의 믿음과 사회적 기대가 으료산업에서 차지하는 장애의 비중을 무겁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행되었던 장애인 정책도 장애인을 통제하거나 배제하는데 기여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념에 바탕을 둔 정책의 시행은 물론, 장애인을 병원이나 폐쇄시설에 수용하는 정책도 장애인을 주류사회에서 배제하는 역할을 했고, 지원대상이 극히 제한적인 장애인 지원정책도 다수의 장애인이 배제됨으로써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렇지만 긍정적으로 형성되는 사회관계 속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바꿀 수 있다.

 장애인의 권리가 확보되는 사회정책을 통해 사회구조를 바꿀 수 있으며장애인이 불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다. 장애악이 바라보는 장애는 운명적이거나 불운한 것이 아니다. 장애는 다름과 포용의 정치로 억압과 배제의 정책효과를 정당한 기회의 부여로 반전시킬 수 있다면 장애인은 더 이상 불공평한 대우를 받지 않게 된다는 이론이다.

 

  장애에 대한 정체감과 자부심

 

장애인에 대한 우리사회의 이미지는 아직도 부정적이다. 비정상적인 존재라거나, 비장애인보다 못한 존재, 아프거나 가여운 존재, 사회와 가족이 보호해야 할 대상, 등이다. 그 반면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때 우상화되어 특별한 존재라는 이미지로 과장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성찰없이 일상화되어 있다.

 바르지 않은 장애인관을 바꾸기 위해 장애인식 개선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장애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바꾸는 노력은 장애에 대한 학문적 접근과 함께 장애인권 운동의 핵심사안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인권 운동은 장애란 열등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다양성을 수용하지 않은 사회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이 운동은 우리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며 동시에 장애인 스스로도 자기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자각이기도 하다.

 

열등한 존재라거나, 갑짝스럽게 영웅이 되거나 하는 장애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이과 편견을 바꾸기 위해 서는 장애인 또한 열등감이나 수치심 대신 '장애자부심'을 갖추자는 것아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식 개선 운동은 비장애인과 사회에 대해서도 필요하지만 장애인 당사자에게도 절실한 것이다. 장애인 스스로 부정적인 장애인관에서 벗어나 장애인임을 긍정하고 사랑하면서 마음 속에 있던 억압감에서 벗어나는 일이야말로 장애인권 회복의 지름길인 것이다.

 '장애자부심'이란 장애인의 신체적,정신적,인지적인 부분에서 다름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출발, 인간으로서의위엄과 자부심을 지닌다는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장애는 다양한 사람들 중 일부로서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믿음을 알리는 것이고 장애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에 대한 도전이며, 부정적인 느낌과 태도로 부터 나를 자유롭게 하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회와 상호작용하면서 자아의 정체감을 갖게 된다. 자아정체감은 개인이 속하고 있는 집단에 대한 소속감 또는 일체감과 함께 고유한 존재로서 개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체의식을 포함한다. 자아정체감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며,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인생의 전 주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발전한다.

장애정체감은 장애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애 및 장애인의 삶에 대한 태도와 이를 받아들이는 정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이 부끄럽거나 열등한 존재가 아님을 알고 당당하게 장애인으로서세상에 밝히는 심리적 해방의 경험이며, 장애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각인 것이다.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장애수용이다. 장애로 인해 자기 자신의 가치가 절하되지 않으며 장애를 감추기 위한 긴장이나 열등감으로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장애수용은 장애정체감의 출발이다.

 장애인집단의 공동체성과 주체성을 강조하는 '당사자주의'도 장애정체감의 단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당사자주의는 장애인 개인이 느끼는 특수성과 보편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며 사회운동과 정치를 포괄하는 복합적 개념이다. 쟝애인이 사회에서 억압된 자신을 발견하는 개인적 경험이 특수성이고, 장애인으로서 경험하는 억압이 언 곡에서나 공통된 문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보편성이다. 장애정체감은 개별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아니라 사회 안에서의 장애에 대한 의미를 인식하면서 집단적 정체감으로서의 정치적 성향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장애정체감은 장애인으로서의 자부심으로 표현된다.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면서 개별적 정체감이 균형을 이룰 때 자아 정체감을 느끼게 된다. 장애인으로서의 집단적 소속감과 정체성은 장애의 사회문제를 정치적으로 집단 대응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애운동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장애정체감이 단계적으로형성된다는 이론이 있다.

 

첫번째 단계는 '순응'인데 장애발생 직후의 단계로 자신의 장애를 병리적으로 인식하고 자신을 포함한 장애공동체를 비하하는 상태에서 장애에 대해 체념적이고 부정적인마음의 상태가 된다.

두번째 단계는 '부조화'인데 이 단계에서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점이 형성되기 시작하며 장애공동체애 대해서는 비하와 긍정적인 수용이 오가면서 비장애인에 대해서도 저항과 선호가 교차하는 혼란을 겪게 된다.

세번째 단계는 '저항과 몰입'인데 이 때 준거집단을 장애인집단으로 하고 장애의 사회적 모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사회적 차별과 배제가 장애문제의 핵심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비장애인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지만 같은 유형의 장애인에게는 강한 동질감과 소속감을, 다른 유형의 장애인에 대해서는 이질감과 배타심을 가진다.

네번째 단계는 '자기반성'인데 이 떄 사회적 모델의 기본적 관점을 지닌채로 장애인의개별적 가치를 강조하게 되면서 장애인으로서 자신은 책임있는 의사결정을 하는 자율적인 존재로 자처한다.

다섯번째 단계는 '통합적 자각'인데 온전하게 장애를 수용하면서 개인의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게 된다. 이 단계의 장애인은 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자신의 권리를 자유롭게 주장하는 사람이다.

 

장애인이 장애를 수용함으로써 장애가 사회문제 중 하나임을 인식하면서 정치적 장애정체감으로 발전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대립이 아니라 공존해야 하는 집단임을 알게 될 때문화적 장애정체감으로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모든 장애인이 이러한 단계를 거치지는 않겠지만 자신의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장애의 수용 과정은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긍정적이며 강력한 장애정체감을 갖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장벽이 있다. 심리적 종속감이 그 것인데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하면서 무력감을 내재화 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속감이나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장애인들과의 유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종속감에서 벗어나 장애정체감을 갖게 되면 장애에 대해 수치심이나 열등감이 아닌 적극적인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장애정체감을 지닌 장애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서로 다름을 인정햐고 사회의 장애에 대한 억압을 확인하면서 억압에 도전하게 되면서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위엄을 갖추고자 노력한다. 정체감에서 비롯된 자부심은 또 하나의 문화,즉 장애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장애자부심은 적극적인 장애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장애를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는 인간으로서의 위엄과 가치를 지닌 자신만의 정체성으로 자부하는 것이다. 장애인들의 삶은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문화의 부분이며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삶의 양식인 것이다.

 

 비장애인이 바라보는 장애인

 

우리사회는 법률에 의해 장애인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장애인은 아직도 열악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소득수준은 비장애인의 절반정도이고 적절한 보육과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취업하기가 만만치 않고 이동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시각과 태도가 아직도 부정적이며 장애인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사회는 장애나 장애인에 대해 편견으로 차별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에서는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분리해서 설정하고 행동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사회에서는 장애인이란 '평균 이하', '무엇인가 부족한',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드러내 놓고 표현하지 않지만 비장애인들 간에는 장애인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소통하거나 희화화하기까지 하는 가식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되는 차별의 문제는 공개적인 차별이 아니라 '미묘하고 은밀한' 차별이라 하겠다.

 

우리사회는 현실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도덕적,감성적으로 장애인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현실에서는 장애인을 분리시키고 함께하기를 꺼리면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시각과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란 사정은 언론의 보도에 의해 조장되고 있으며 더 강화될 우려가 있다.

언론이 장애인을 보도하면서 장애의 모습이 신비하다거나 이야기 거리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장애인을 '특별한 존재'이거나 '동정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로 이분화해서 보도하는 태도도 문제이다. 더구나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장애인을 흥미위주로 구경꺼리인 양 보도하는 행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언론의 편향된 시각과 정형화된 보도방식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장애는 개인의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전반의 무제로 다루어야 할 문제이며 장애인은 자기의 위치를 찾아 당당하게 활동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언론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태도를 불식했는지 철저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사회적 기여도는 저조하다거나, 장애인은 사회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인식했다거나,장애인을 비정상적인 존재로 치부랬다거나, 장애인이사회와 통합되는 것을 거부했다거나, 장애인을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으로여기는 태도를 나타낸 적이 있었는지 확실하게 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언론의 논의는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만 보도하는 경향이 있어 보도량도 미미하다. 거기에 더해 장애인 관련 문제나 이슈를 제대로 해설할 수 있는 전문가의 방송참여도 극히 저조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장애와 사회구조

 

질병과 상해는 장애의 원인이 된다. 재난, 전쟁 ,내란, 사고, 테러, 범죄, 폭력 등은 장애를 양산하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가 안전에 기울이는 정책과 노력은 장애발생에 영향을 준다. 생활에 필요한 기본 자원이 잘 배분되는가도 장애발생에 영향을 줄 수있다.

영양실조로 인해 병에 걸리게 되거나 손상이 지속되면 장애가 발생한다. 오염된 물도 장애를 수반하는 질병을 일으킨다. 위험한 노동환경, 아동학대, 공중 안전의식의 결여, 환경오염, 위험하고 과다한 노동, 빈곤 등 일상생활의 어려움도 장애를 만들어낸다. 의료기술이 열악해도 장애의 비율은 증가한다. 사회가 삶의 속도를 빠르게 움직이게 한다면 장애도 증가한다.

비장애 남성을 표준으로 설계한 건축물, 부적절한 교통수단,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의사소통 구조, 유연성 없이 짜여진 근무배치 등은 장애인을 어렵게 한다.

 

사회가 장애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장애인이사적 영역에 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장애인의 공적 영역에 대한 접근이불가능하게 되어 어려움은 가중된다. 빈곤 또한 장애인에게는 가혹한 환경이다.

장애인은 장애가 사회적인 해결방법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완화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는 엄연한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장애인들이 겪는 괴로움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애도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개인적인 차이에 불과하다.각 개인이 지니고 있는 외모, 기질, 특성 등에 차이가 있듯이 장애 또한 개인차로 보아야 한다.

장애는 개성이다. 장애인 당사자는 스스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더더욱 측은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가 결여된 관념이 장애인을 비하하고 천시하는 경향으로 진전되면서 장애인의 삶을 어둡고 어렵게 만들었던 것이다.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겉으로는 우호적이라 해도 기저에는 부정적인 의식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장애인의 삶은 나아지지 못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1)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과 교류 2) 장애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 3) 비장애인의 장애체험 등의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장애에 대한 부정적 태도 수정과 인식 개선은 접촉경험이 가장 유효한것으로 알려져 있고 정보제공, 장애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호주에서는 장애인식 개선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그 첫번째 단계에서는 기업의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 및 서비스의 대상을 수혜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당연한 권리로 간주하고 장애인을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라고 설정한 것이다.

정부는 장애자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의무가 주어진다는 개념은 장애라는 패러다임을 긍정적인 것으로 전환시켰다는 의미에서 획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인 장애인은 소비자가 가지는 욕구와 기대를 거침없이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섯 가지 원리가 제시되고 있다.

1) 공무원은 장애인이 원하는 바를 알아야 하며 2) 공무원은 장애인과 관계를 이루고 그것을 지속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3) 장애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4) 장애인의 기대수준을 넘겨서 행동해야 하며 5) 최선을 다해 꾸준히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처음 실습에서는 그룹토의를 제안하고 있다. 좋은 서비스와 나쁜 서비스를 제시하고 무엇이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요인인지 규명하도록 한다. 두번째 실습에서는 좋은 서비스의 전략을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진행자가 준비해야 할 구체적인 사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강연을 담당할 장애인을 섭외하는 일 등이다. 장애인 강연자는 첫번째 실습과 맥을 같이하는 강연을 실시하면서 소비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한다.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소비자개론도 다룬다. 장애인 소바자 개론은 장애인을 이해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장애인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장애인 소비자가 겪는 어려움을 알게 된다. 현시점에서 장애인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살아야 할 일상생활에서 기회의 확대와 선택권에 대해 알려준다.

 

장애의 개념과 특성도 다루고 있다. 특히 장애의 범주를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제시하는 장애의 범주, 즉 의학적 장애의 개념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장애의 개념을 제시한다. 장애의 종류와 장애의 정도의 다양성, 삶의 주기에서 장애출현 시기, 장애발생 원인, 장애와 관련된 경험, 장애인 개인의 욕구 등을 알려줌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특히 공무원들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을 가정함으로써 공무원에 대한 훈련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 교육에서는 장애체험 실습을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경험한 것들을 토의하게 해서 그 경험에서 얻은 성과를 공유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장애 관련 법률에 관한 내용도 다룬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별의 영역과 내용 등에 대한 설명이 중심이다. 장애인이 건물과 시설에 접근 가능해야 하는 최소힌의 요구사항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고 장애서비스법에서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련 규정과 예산확보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한다. 실습에서는 그룹토의를 위한 사례연구가 제시된다. 장애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참가자들은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그룹을 선택하고 대표적 단체를 방문하고 보조기기에 대해 검토한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다양한 유형의 장애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장애인들이 존중받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의 기본 속성과 장애유형별 특성도 존재하므로 그것을 인지하고 각 유형별 서비스방식을 숙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애인은 자선의 대상이 아니라 배려의 대상이다. 장애는 자연 속에서 그냥 일어나서 삶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장애의현실은 그 자체로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인식은 우리사회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과제이다.     <이병화 기자>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사입력: 2018/06/27 [12:18]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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