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인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평등한 사회참여

장애인정책은 '인권에 기반한 접근' 에 의거해 구축하고 이행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권리는 크게 자유, 정치의 권리와 사회경제, 문화의 권리로 나눌 수 있다. 자유, 정치의 권리는 자유권적 권리라고 할 수 있는데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재산권 등의 기본권과 참정권을 말한다. 사회경제, 문화의 권리는 사회권적 권리라 말할 수 있는데 근로의 권리, 교육받을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문화생활에 참여할 권리 등이다.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는 절차적 인권과 실체적 인권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절차적 권리는 비차별, 참여, 포괄, 권한부여, 책무성 등이다.  

실체적 인권은 일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같이 각 개인의특정 권리를 말한다. 

 

장애인의 인권 

사회복지의 가치와 철학은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가장 기초적인 가치이고 장애인복지의 목표는 `인간으로서의 평등한 사회참여'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가로막혀 있는 장애인의 인권을 찾는 것이며 존엄성이 지켜지면서 사회참여 기회를 가지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에게 주어진 권리는 인간으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장애인에게 인권의 제약을 가한 것은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한되었던 장애인에 대한 안권은 인간에 의해 복원될 수 있으며 또 반드시 복원되어야 한다. 장애인에게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합의한다면 지역사회 내에 작은 규모의 집을 장애인을 위해 마련할 것이다. 장애인에게도 투표할 권리가 있다고 합의한다면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에 투표소를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상당수의 장애인들이 이동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완전한 사회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사회문화적 조건들에 의해 이중의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를 단순한 의료적 또는 사회적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되며 장애를 전반적인 인권문제로 이해하고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장애인의 문제에서 인권을 핵심가치로 지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인권을 주장함으로써 장애인이 생활의 전 영역에서 억압받고 있는 현실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권은 그자체로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것으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따라서 인권은 장애인의 삶의 총체적 부실 현장을 고발할 수 있는 개념인 것이다.  

둘째 인권으로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법적 구속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은 법에 규정된 시민권을 내세움으로써 국가의 강력한 통치기구인 법에 의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인권은 시민권의 법적 권리를 넘어 도덕적 권리까지도 포함하기 때문에 법적 권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세째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실천에 있어서 다양한 전술이 가능하다. 인권은 주변적 주체들이 중심적 주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주변적 주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해결하고 동등한 지위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네째 인권이념은 자기 초월성, 보편지향성을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이념이다. 보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장애라는 특수성을 적절하게 결합하는 것이 사회변화를 위한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라는 슬로건은 장애인운동의 역사와 철학에 동조하는 것으로 장애인운동은 출발이 상당히 늦은 편이다. 장애인운동의 핵심주제는 `자기통제'에 대한 요구이다. 장애인의 욕구와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은 무력함이나 빈곤, 낮은 지위 등에서 비롯된 의존에 의해 규정되었다. 온정주의에 바탕을 둔 의존이 장애인의 전 생애를 통해 지속되었고 이러한 의존상태가 장애인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장애를 치료의 대상으로, 비정상적이며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조건으로 간주하던 인식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 변화는 장애인 억압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다. 변화된 패러다임은 장애란 열등함이 아닌 정상적인 것이며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자원에 대해 장애인은 자기결정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인식자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부정적인 인식을 유발하는 상이성이나 기존의 관념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장애인이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장애인도 가치있는 역할을 부여받아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정상화'라는 개념으로 알려졌는데 정상화에는 이론적 토대가 되는 주제가 있다. 

첫째 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 종사자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업무에 종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사회정책의 방향이 사회적 긍정의 인식이 장애인에게 이입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째 장애인의 일탈행위는 확대 과장될 수 있으므로 장애인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네째 개인의 능력강화의 중요성이다. 정상화의 목표는 장애인 개인의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가치있는 사회적 역할의 수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능력에 대한 확신으로 능력을 개발해 가치있는 역할을 획득하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비장애인이 가지기 쉬운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결국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한 정상화는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분위기 조성과 장애인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장애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자선, 우대, 보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선은 베푸는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바람직한 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지만 자선이나 자선을 위한 모금은 장애를 과장하거나 흥미위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장애에 대한 과장이나 선정주의는 장애인을 고립시킬 수 있으며 자선이 베푸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을 구별하기 때문에 자선은 주고받는 사람의 동등한 지위를 방해할 수도 있다. 자선이 후원자의 기부를 더 중요시하거나 장애인의 삶을 무시한다면 오히려 사회통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우대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모욕적이거나 품위를 손상시킬 수 있다. 사회의 우대제도는 기회의 평등을 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고용, 승진, 입학, 상대적 평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자선과 우대를 원치 않으며 우대 때문에 장애인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장애인에 대한 우대는 배제라는 역차별이 불가피하기에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장애인에게는 우대보다 비장애인과 경쟁이 가능하도록 관련 시설을 갖추어 주거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보상은 근로나 기여를 통해 급여를 받는 경우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여 없이 제공되는 연금 수급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여는 기여에 의한 것이므로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어야 하지만 기여 없이 받는 연금은 정책의 책정과 허용되는 예산규모에 의해 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연금의 수준은 장애인의 인권이 보장되는 수준이어야 한다. 

장애를 일탈로 볼 것인가? 아니면 차이로 볼 것인가? 

일탈은 사회규범이나 규칙이 깨지면 그 결과가 지속되지 않지만 정체성을 유지하거나 지속적인 사회의 반응을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그에 반해 차이는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있다. 차이가 있거나 다양하다는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그것은 좋고 나쁨이나 높고 낮은 것이 아니다. 일탈은 사회에서 무익한 것으로 인식되며 열등한 것으로 치부된다. 따라서 일탈자란 사회의 회피대상이며 고립됨고 거절되며 분리되는 존재이다. 일탈자는 자신을 평가절하하기 쉽고 부끄러운 존재이거나 비난의 대상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차이가 있는데 그 차이가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지 않고 차별에 의해 일탈자로 인식되는 경험을 겪게 된다

장애의 문제는 신체적인 손상이나 질병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부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사회와 장애인이 만나는 순간에 발생하는 것이다. 장애를 사람과 사람의 특성상 차이로 인식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일탈로 인식한다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차이와 일탈은 사회에서 규정하기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는 상대적인 개념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인권 

우리나라는 장애인 권리협약 상의 거의 모든 장애인인권과 관련되는 입법, 정책 및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은 모든 일상 및 사회생활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한다. 고용, 교육, 재화 및 서비스의 제공, 참정권 등이다. 

3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장애인 실태조사'는 사회생활 영역에서 장애인이 차별을 경험한 사례가 있는지 알아본다. 2014년 조사결과를 보면 초등학생의 38.8%가 차별을 경험했고, 또래 학생으로부터 차별을 경험했다는 비율이 47.1%였다. 취업 시에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35.8%였고 보험계약 약정 시에도 45.4%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응답은 실제로 장애인이 차별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영역과 대체로 일치한다. 취업 시 차별이 있었다는 것은 장애인의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현실을 나타내는 것이며 보험가입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것은 장애인에 대해 보험가입을 거부하거나 고가의 보험료를 요구하는 보험회사의 관행을 알려주고 있다. 

조사에서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장애학생을 차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학교에서 차별이 행해지고 있다면 교육을 받고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연마해서 취업해 사회에 참여해야 하는 장애햑생의 인생과정의 초기부터 정상적인 활동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 실태는 더 면밀하게 조사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많다고 응답한 장애인의 비율은 72,5%나 된다. 장애인 전반에 대한 차별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지만 중증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줄지 않고 있다.  중증장애인은 경증장애인보다 훨씬 많은 비율로 우리사회에 장애 차별이 있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 차별행위를 조사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구조하는 방식으로 장애 차별에 대처하고 구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직권으로 차별행위를 조사하기도 하지만 차별당한 장애인이나 제3자, 그리고 단체의 진정을 받아 조사하고 구제한다.  이 뱎에도 법원을 통한 구제절차도 있다. 차별행위로 피해를 입은 장애인은 차별행위자를 법원에 고소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는 법원보다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구제절차가 훨씬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하는 것이 더 빨리 처리되며 비용도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조사에 의하면 장애인의 8.5% 정도만이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고 나머지는 법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는데 이 조사결과는 2011년의 조사와 차이가 거의 없다. 

고용 영역에서의 차별에 대해 진정한 건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비율이 상당히 낮다. 저조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내야 할 필요가 있다. 고용 단계별로진정건수를 보면 모집과 채용단계에서 가장 비율이 높고 그 다음이 퇴직과 해고단계였다. 퇴직과 해고단계에서 차별이 많은 것은 고용상태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직무수행 능력을 문제삼고 해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모집과 채용단계에서 장애차별로 진정당하는 공공기관이 적지 않은데 이러한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장애유형별 진정 접수 내역을 보면 시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지체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은 비율이 상당히 낮게 나타난다. 또 진정이 집중되는 영역이 있는데 그 집중되는 원인은 예측이 가능하다.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은 정보접근이 어렵기에 정보접근 영역에서 많이 진정했고 지체장애인은 시설 접근 영역에서 많이 진정했다. 발달장애인, 언어장애인, 정신장애인은 괴롭힘 영역에서 진정건수가 많았다. 

장애차별을 조사하고 피해를 구제하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정에 대해 인용하고 피진정인에게 이행을 권고만 하기 때문에 피진정인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없다. 이에 대한 보완으로 법무부장관으로 하여금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했다. 권고사안이 피해정도가 심각하고 공익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이며 직권 또는 피해자의 신청으로 가능하다. 시정명령의 신청 요건은 피해자가 많은 차별행위, 반복적 차별행위, 고의적으로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려하는 행위의 불이행이다. 

우리나라에서 법무부장관의 시정명령이 내려진 것은 극히 드물다. 이에 대해 유엔장애인인권위원회는 우리나라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우리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착취, 폭력, 학대사건이 알려질 때마다 큰 충격을 받아왔다. 

2014년 소위 `염전노예 사건'이 발생했고 2016년 7월 `축사노예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은 지적장애인이 무려 19년 간 축사 옆 쪽방에서 생활하면서 무임금으로 강제노역을 당하면서 폭력까지 당한 사건이었다. 2016년9월에는 지적장애인이 타이어 가게에서 10년 간 무임금으로 강제노역을 하면서 상습적 구타까지 당한 `타이어노예 사건'이 있었다. 2016년에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각지에서 발생했고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도 학대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났었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도 상습폭행 등 인권침해가 가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권침해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사례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장애여성에게 일어나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에 대한 경험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1%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경험은 아동기에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애인에 대한 착취, 폭력, 학대는 가정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가장 많은 것은 언어폭력이고 그다음이 정신적 폭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착취, 폭력, 학대를 경험한 장애인은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정신장애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상담을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지적장애인의 경우 51.8%에 이른다. 

2014년 우리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엔에 제출한 `장애인권리협약 제1차보고서'에 대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최종 견해를 받았다. 이견해를 검토한 대한민국 정부는 수용할 수 있는 권고사항에 대해서는 이행방안을 찾고 있고 일부 권고에 대해서는 이미 실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이행하고 있거나 이행할 예정이거나 긍정적으로 이행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은 다음과 같다. 

1) 장애등급제 문제 해결 

유엔은 우리나라의 장애등급 판정제도를 장애인의 특성, 상황, 욕구에 부합하도록 수정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이미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의 제공 기준인 의료적인 장애등급 판정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데체할 새로운 판정체계를 모색하고 있었다. 2015년 정부는 개인의 욕구, 장애특성, 사회환경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종합판정 도구를 개발하고 그 타당성을 검증하고 보완하기 위해 일부 서비스 제공 기준으로 적용해 본 바 있다. 이도구의 핵심은 서비스지원 조사표인데 신체기능, 장애특성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평가에 적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기존 서비스의 전달체계를 새로운 도구에 적합한 체계로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했었다. 2017년에는 장애인 활동지원, 보조기기 교부 등의 지원서비스를 대상으로 이 도구를 적용한다면 적정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장애인단체들은 이 도구가 장애인의 욕구를 입체적으로 파악되기 에는 한계가 있고 의학적 기준으로 장애를 등록하는 절차가 여전히 남아 있어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데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 장애인 차별금지법 상의 시정명령 요건의 완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우리나라 장애인 차별금지법 상의 법무부장관의 시정명령에 대한 요건을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권고 불이행에 대한 시정명령이 극히 드물었다는 사실에 대해 법무부로서는 요건의 완화가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3)장애 인식개선 증진

유엔은 우리나라 정부가 장애 인식개선 캠페인을 강화하고 장애인 권리협약의 내용과 목적을 공무원, 언론인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관련 법률의 개정을 통해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모든 교육기관에서 의무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도록 조치했다. 장애 인식개선 교육에는 장애의 정의, 장애인의 인권과 관련된 법률과 제도, 장애인의 행동특성과 능력, 장애인과의사소통하는 방법, 장애인 보조기구 및 장애인 편의시설 그밖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권 보장 

유엔은 우리나라 장애인들이 모든 유형의 대중교통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금의 대중교통 정책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도 이와 유사한 권고를 한바 있는데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에 휠체어리프트 등 승강설비를 의무화하라고 했다. 이 권고는 오래 전부터 장애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시외이동권 보장에 따라 취해진 조치였다. 장애계에서는 2014년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2017년에 2020년까지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표준모델을 개발한다는 내용을 수록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는 저상버스와 특별 교통수단의 보급을 확대하며 또 교통시설도 확충한다는 내용이다. 

5) 모든 건물에 접근성 기준 적용 

유엔은 건물의 크기, 용적률, 건축시기에 관계없이 모든 공공시설과 작업장에 접근성 기준을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법률에 의하면 300평방미터 미만의 건물은 편의시설 설치의무가 없어 해당 건물에 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소규모 건물에도 장애인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준을 적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6) 장애를 이유로 자유의 박탈이 허용되는 법률조항의 폐기 

정신보건 시설에서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정신보건법과 그 개정안의 조항을 폐기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강제입원의 요건과 절차를 강화하고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에 개정된 법률은 강제입원의 요건이 강화되었는데 소속을 달리하는 2인 이상의 정신과 전문의의 일치된 소견으로 입원치료를 결정하도록 했다. 또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좁히기도 했다.  

7) 착취,폭력, 학대에 대한 조사와 대응 그리고 피해자 보호 

장애인이 겪고있는 착취, 폭력, 학대를 조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하며 피해 장애인에게 접근 가능한 쉼터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정책을 개선하고 처벌을 강화했다.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장애인에 대한 성희롱과 성폭력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인 권익옹호 기관을 설치 운영하도록 했는데 이 기관의 기능은 장애인 학대를 조사하고 피해자를 응급보호하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상담과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부는 학대피해 장애인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피해장애인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인권의 전망과 과제 

2018년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된지 11년이 되는 해이다. 이 법으로 인해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을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아직도 이 조사표 말고는 장애차별이 줄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찾기 어렵다. 우리사회에서 장애인 차별의 문제점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사안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우선 장애인이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실태조사에서 이 법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응답이 70&나 된다. 법을 알지 못하면 차별을 당해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장애차별이 무엇인지 모르는 장애인에게 이법을 홍보하고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고용 영역에서 피해받은 장애차별의 진정건수가 적은 원인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장애인 차별에 대한 심층적인 자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차별금지법 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영향평가를 반영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인권의 문제에서 주목해야 할 사안은 장애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장애인에 대한 가정 내에서의 폭력이다.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정신장애 등 위함한 상황에 대한 인지가 어려운 장애를 지닌 장애인들이 착취, 폭력, 학대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정책은 `인권에 기반한 접근'이라는 대전제 하에 수립되고 이행하고 평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권에 기반한 접근은 비차별, 참여, 권한부여, 책무성, 법치로 구성되는데 법치 대신 포괄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인권에 기반한 접근은 즉각적으로 취해야 할 자유권적 권리보장 의무와 점진적으로 취해야 할 사회권적 권리보장 의무를 모두 포함한다. 

오늘날 장애인복지의 실현에 앞서가고 있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장애인정책을 `인권에 기반한 접근'에 바탕을 두고 수립하되 국가별 개별 정책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의 연관성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인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운동은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선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장애인운동은 장애인의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총체적인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장애대중과 국민이 함께 추진하는 운동방식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장애인운동은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정책 대안과 개혁 프로젝트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장애인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적 소수자들과 연대해야 한다. 이러한 운동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것이야말로 바로 인권인 것이다.   <이병화 기자>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사입력: 2018/11/28 [17:01]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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