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이 오페라는 벨칸토 오페라의 최고봉이다.

  아시아 최초 ‘오페라 아티스트 마켓’이자 재단의 첫 국제콩쿠르인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로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문을 8월 28일 화려하게 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도니제티의 대표작이자 벨칸토 시대 걸작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개막작으로 자신 있게 선보였다.

◇성악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한 벨칸토 오페라의 최고봉… 20분간 이어지는 ‘광란의 장면’이 선사하는 짜릿한 전율

1845년 이탈리아 산 카를로 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1600년대 중반 스코틀랜드의 비극적인 실화를 다룬 영국 작가 월터 스콧(W. Scott)의 소설 ‘래머무어의 신부(The bride of Lammermoor)’를 원작으로 한다. 당대 이탈리아 최고의 벨칸토(Bel Canto - 18세기에 성립된 가창법으로 ‘아름다운 노래’라는 의미) 오페라 작곡가였던 도니제티(G.Donizetti)와 인물의 심리묘사와 갈등을 치밀하게 표현할 줄 알았던 대본가 살바토레 캄마라노(S.Cammarano)가 협업하여 만들어낸 수작이다. 성악가의 기량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작곡된 음악, 오페라 중창에서 보기 드물게 꽉 짜여진 6중창까지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줄거리는 원수 가문의 아들을 사랑한 람메르무어 가(家)의 루치아가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한 오빠 엔리코의 계략과 강압에 못 이겨 다른 사람과 정략결혼을 하게 되고, 결국 정신착란 상태에 빠지게 되어 첫날밤에 남편을 찔러 죽인다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특히 3막의 마지막 부분에서 환각에 빠진 루치아가 살인을 저지르고 피를 뒤집어쓴 채 연회장에 나타나 광기어린 모습으로 노래를 시작하는 ‘광란의 장면’은 소프라노의 화려한 고음과 초절기교가 약 20분 가까이 이어지는 이 오페라의 절정이자 백미로, 관객에게 짜릿한 전율과 감동을 선사했다.

◇유럽 무대를 장악한 제작진과 절정의 기량을 갖춘 출연진의 만남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축제 개막작이자 순수 자체제작 오페라인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제작에 특별히 큰 힘을 기울였다. 먼저 연출자 브루노 베르거 고르스키(Bruno Berger-Gorski)는 폴란드계 독일 연출자로, 독일 함부르크 국립극장과 오스트리아 빈을 비롯한 유럽과 세계무대에서 100편 이상의 작품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광란의 장면’ 연출에 대하여 “루치아는 진정으로 미친 것이 아니라, 정략결혼에 저항하려는 의지를 광기로 드러내는 것이 잔혹한 현실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광란의 장면’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지휘봉을 잡게 될 로베르토 리치 브리뇰리(Roberto Rizzi Brignoli)는 ‘도니제티의 도시’ 이탈리아 베르가모 출신 지휘자로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을 역임하였으며 수많은 작품 활동으로 명성을 얻은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이다. 인물들이 표현하는 감정을 대규모 관현악 선율에 실어 관객석으로 전달하겠다는 로베르토는 “공연 중간에 잠시 눈을 감고 내용을 상상하며 음악을 들으면 더욱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공연을 한층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오페라의 중심인 유럽에서 대세로 불리고 있는 제작진에 맞게 캐스팅 역시 탄탄하다. 가장 먼저 최고의 성악적 역량과 연기를 동시에 요구하는 주인공 ‘루치아’ 역은 주세페 디 스테파노 콩쿠르 우승자이자 세계적인 성악가 마그다 올리베로가 극찬한 소프라노 마혜선이 맡아 아름다운 선율과 화려한 기교로 주인공 루치아의 비극적 사랑과 죽음을 완벽히 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루치아와의 비극적 사랑을 그려내는 ‘에드가르도’ 역은 8월 8일 <디·오페라 콘서트>에서 환상적인 연주를 선보여 화제가 된 필리핀계 미국 테너 아서 에스피리투(Arthur Espiritu)가, 정치에 눈이 멀어 정략결혼을 추진하는 루치아의 오빠 ‘엔리코’는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바리톤 이승왕이 맡았다.

그 외에 메조소프라노 변경민, 테너 문성민 등 수준급 성악가들이 참여했다. 특히 라이몬도 역의 베이스바리톤 김병길은 2016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주최한 ‘해외극장 진출 오디션’에 발탁되어 세계적인 극장인 독일 베를린 도이치오퍼로 진출(2017/18시즌), 2019년부터는 정식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어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연주단체로는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합창단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함께했다.

◇대구, 돌아온 ‘오페라의 계절’… 두 달간 ‘오페라의 향연’속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 개최로 축제가 국제적 위상의 전환점을 맞은 만큼 개막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제작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또한 “특히 공연 첫 날(9월 5일) 축제를 상징하는 붉은색 의상이나 소품을 지참한 관객에게 기념품을 증정하는 ‘드레스코드 데이’ 이벤트를 실시했다.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개막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9.5/7)>를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도이치오페라극장과 합작한 <라 론디네(9.19/21)>, 국립합창단·코리안심포니의 연주로 만나게 될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1945>, 광주시립오페라단과 합작한 베르디의 명작오페라 <운명의 힘(10.12-13)> 등 메인오페라 네 편을 필두로, 유명 오페라 평론가들의 미리보는 강연 ‘오페라 오디세이’, 청라언덕 등지에서 진행되는 ‘소극장오페라’, 수성못 수상무대에서의 야외음악회 등 다양한 장소에서 시민들과 가까이 만날 계획이다.

기사입력: 2019/09/08 [14:09]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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